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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자동차 이야기

상품성은 좋지만 정체성은 부족한 4세대 신형 올 뉴 쏘렌토2020.

한국 SUV 자동차의 전통을 이어온 '기아 쏘렌토'. 전통의 기아 쏘렌토가 어느덧 4세대에 이르렀습니다.

완전히 새롭게 풀체인지 된 쏘렌토의 신형 모델 '올 뉴 쏘렌토 2020' 모델이 출시된 지 2개월 여가 지나고 있습니다. 2020년형 신형 쏘렌토는 사전계약부터 1.6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증 문제로 인해 시끄러웠는데요, 출시 후에도 여러 가지 초기 불량 문제가 생기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4세대 올뉴쏘렌토.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온 전통의 모델이 처해 있는 상황이 썩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4세대 쏘렌토는 상품성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물론 가격도 비싸지긴 했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이 좋아졌는지 한번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신규 플랫폼의 적용입니다. 자동차 설계의 기본이 되는 플랫폼(flatform)이 바뀌었습니다. 'N3'라는 이름을 가진 플랫폼인데, 현대자동차에서는 '3세대 플랫폼'이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3세대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1세대 플랫폼이라고 알려진 'Y5'플랫폼 전의 Y플랫폼들은 왜 빠졌는지 언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보통 자동차 회사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발표하면 그와 관련된 기술자료 등을 홍보하기 마련인데, 그런 기술자료를 공식적으로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어떤 자동차 칼럼니스트의 기사 하나만 검색을 통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N3플랫폼은 고강성, 경량화, 저중심 그리고 자율주행 기술 적용을 대비한 안전성 확보가 핵심기술이라고 합니다. 이 중 강성 부분은 예전보다 나아진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량화와 저중심은 아직까지는 크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두 번째는 3세대 쏘렌토에 비해 더욱 넓어진 실내공간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휠베이스가 30mm 넓어졌습니다. 휠베이스 사이즈가 커진 것에 비해 실내는 더욱 넓어진 것 같습니다. 게다가 2열에 독립 시트 2개를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6인승 모델은 패밀리카로서의 쾌적성과 활용성이 매우 높을 것입니다.

 

4세대 쏘렌토의 6인승 실내.

 

세 번째는 역시 다양한 옵션들이 추가된 부분들입니다. 최근에는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안전에 관한 옵션들을 강화하며 기본적으로 채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0 쏘렌토도  다양한 안전사양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눈에 띄는 옵션사양으로는 히든 타입 리어 와이퍼, 터레인 모드 그리고 빌트인 캠 등이 있습니다.

 

 

리어 히든 와이퍼.

SUV 차량의 리어 윈도에 있는 와이퍼가 살짝 숨겨져 있습니다. 차량 외관의 고급감을 높여주는 부분입니다. 리어 와이퍼의 경우 오랫동안 차량을 운행하면 유난히 오염이 많이 되는데 오염도 덜할 것입니다.

 

 

쏘렌토의 터레인 모드.

고가의 오프로드 차량에만 적용되던 터레인 모드가 선택사양으로 적용됩니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큰 필요성을 느낄 수 없는 기능이지만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분들은 굉장히 유용하게 느끼실 겁니다.

 

 

쏘렌토의 빌트인캠 화면.

'빌트인 캠' 어찌 보면 단순하지만 실제로는 요즘 자동차 옵션 중에서 가장 핫한 빌트인 캠 옵션이 신형 쏘렌토에도 적용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차량을 운행하면서 피부로 가장 가깝게 와 닿는 기능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첨단기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현대기아차가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기능입니다. 머지않아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들도 탑재할 기능으로 예상됩니다.

 


 

4세대 올 뉴 쏘렌토는 좋아진 상품성을 앞세워 순조로운 판매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20여 년을 이어온 장수모델이라고 하기엔 크게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디자인'입니다. 자동차를 평가하는 여러 가지 부분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디자인' 아닐까요? 디자인이 '좋다' '좋지 않다'의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Identity)'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4세대까지 이어온 자동차의 디자인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난잡하고 조잡합니다. 앞모습은 기아자동차의 하위 모델인 '셀토스'와 거의 똑같습니다. 후면은 북미지역에서만 출시되는 '텔루라이드'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측면 라인에서마저 쏘렌토만의 개성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여러 자동차의 디자인을 뒤섞어 세련됨만을 추구한 느낌입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새롭지만 전통과 개성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을 원하지 않을까요? 

 

2020 쏘렌토.

 

 

BMW의 '키드니 그릴'이나 볼보의 '리어램프'라인처럼 브랜드 전체를 아우르는 '정체성(Identity)'을 가지는 것을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단일 모델만의 '정체성(Identity)'을 가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기아자동차가 나름대로의 디자인 철학을 다져온 것을 생각해 봤을 때,  이번 4세대 신형 쏘렌토의 디자인은 매우 아쉽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