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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자동차 이야기

미니쿠퍼 구매충동 그리고 브리티시레이싱 그린(British racing green)컬러

미니쿠퍼 JCW 2세대 - R56.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자동차 구매(기변)에 대한 지름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소유했다가 중고로 처분했던 자동차 중 가장 후회하는 자동차가 한 대 있는데 미니 쿠퍼 S 2세대(R56) 모델이다. 팔아서 얼마 받지도 못한 것을 생각하면, 그냥 가지고 있었을 걸 하는 후회가 가끔씩 밀려온다.

 

 

나름(?) 빠르고, 핸들 엄청 무겁고, 차체 딴딴하고, 우렁찬 엔진소리의 달리는 재미가 컸던 자동차를 팔아버렸다. 진한 초콜릿 색상의 아주 관리가 잘된 나의 미니 쿠퍼 S는 '미니커뮤니티'에 등록한 지 딱 1시간 만에 팔려버렸다. 그렇게 미니를 떠나보낸 후 다시 미니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로 운전 중 길에서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 색상의 미니 쿠퍼를 만난 날엔 어김없이 미니 쿠퍼가 생각나 인터넷에 미니 쿠퍼 관련 내용을 찾아보며 여기저기 기웃거려 본다.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 색상에 검은색 소프트 탑이 올려진 미니 컨버터블이 가장 갖고 싶다. 그다음으로는 2세대 R56 바디의 JCW나 쿠퍼 S가 정말 갖고 싶다. 미니 이외에는 BRG색상의 재규어 F타입이 제일 매력적으로 보인다. 역시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 색상은 영국차에 제멋인 듯싶다. 지금의 미니는 독일에서 만들지만 태어나긴 영국에서 태어났으니 BRG색상의 미니는 영국차라고 우기고 싶다.

 

 

 

왜 '브리티시레이싱그린' 인지 궁금해졌다.

생각난 김에 '브리티시레이싱그린' 색상에 대해 공부를 좀 하게 되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브리티시레이싱그린 색상은 자동차 경주(레이싱)를 위해 태어난 색상이다.

 

 

현재 시대의 자동차 경주에 출전하는 자동차 들은 각양각색의 색상과 스포서 쉽의 로고와 화려한 데칼로 장식이 되어 있지만 아마도 20세기 초의 자동차 경주는 현재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20세기 초반 완전 초기 형태의 자동차 경주는 자동차 메이커나 레이싱팀 간의 경쟁이 아니라 국가 간의 경쟁 형식이었다고 전해진다.

 

 

1900년부터 1905년까지 자동차 경주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Gordon Bennet Cup이라는 자동차 경주 대회가 있었고 프랑스, 벨기에, 독일, 영국 등의 자동차 제조업자들이 참가해서 실력을 겨루었다고 한다. 영국에서는 자동차 제조업자인 'David Napier'라는 사람이 자동차를 제조해 대회에 참가하였는데 처음 출전할 당시의 자동차 색상이 옅은 올리브 그린 색상이었다고 전해진다. 이 당시 프랑스는 파란색, 벨기에는 노란색, 독일은 하얀색 등 각각의 색상을 미리 정한 상태였고 영국의 녹색은 자동차 제조업자의 개인적인 선호 색상으로 결정되었을 거라고 전해지고 있다. 

 

 

영국의 'David Napier'는 세 번째 출전인 1902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였고 그로 인해 다음 해인 1903년 대회는 영국에서 치러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 당시에 영국에서 자동차 대회는 불법이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영국 본토에서 대회가 열리지 못하고 아일랜드에서 열리게 되었는데 영국의 대회 관계자들은 아일랜드 호스트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아일랜드 국기의 상징색 중 하나인 토끼풀 녹색(클로버 색상)으로 차량을 제작하였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 색상은 비교적 밝은 녹색이라 우리가 알고 있는 BRG 색상은 아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짙은 그린 색상이 처음 사용된 것은 1929년에 처음으로 개최된 모나코 그랑프리에서 영국팀이 부가티를 운전했을 때였다고 한다.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아주 짙은 특별한 그린색의 첫 번째 씬이다.

 

 

하지만,  이 짙은 그린 색상만이 영국의 레이싱 컬러를 대변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영국의 레이싱 팀은 주로 짙은 녹색을 많이 사용하였지만 50년대 60년대까지 때때로 밝은 그린색의 자동차가 출전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British racing green)은 아주 깊고 짙은 색을 상징하지만 확고한 규칙은 아니라고 한다. 옅은 올리브 그린부터 검은빛이 도는 벤틀리의 그린까지 영국 자동차에 적용된 거의 모든 에메랄드 빛 녹색이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이라고 불리고 있다.

 

 

다음에 언제 또 한대의 자동차를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꼭 '브리티시레이싱그린' 컬러의 자동차를 품에 안고 싶다.

 

 

 

다양한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 색상.

 

 

 

<아래는 '브리티시레이싱그린' 과 관련된 짧은 다큐멘터리 영상>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