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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자동차 이야기

운전을 즐기는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자동차 옵션들(마이너스 옵션희망)

운전이 피곤할 때도 있지만 보통은 운전하는 것을 재밌어하는 편이다.

운전면허는 1997년에 취득하였는데 그 당시에는 요즈음 같이 오토 면허가 있던 때가 아니다. 클러치를 조작하여야 하는 수동으로 면허를 따는 게 당연하던 시절이다.

 

면허를 취득하고서 2-3년 뒤쯤 내차를 소유한 오너드라이버가 되었으니 이제 21-22년 정도 운전을 하였다.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접촉사고 한 번 없이 운전을 하였는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안전운전 비결은  전방, 측방, 후방 주시를 항상 게을리하지 않으며 또한 나름대로의 방어운전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속도를 내서 밟아야 할 때는 시원하게 밟아주고 흐름을 타야 할 때는 흐름을 잘 타 주고 서행을 해야 할 때는 확실히 서행하는 나름대로의 운전 원칙이 있다.

 

20여 년 운전 경력에 비해 자동차 교체 횟수는 적지 않은 편이다. 총 14 ~15대 정도 되는 듯하다. 요즘은 20여 년 전에 비하면 자동차 가격이 많이 비싸졌고 편의 옵션도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였다. 최근 10년 이내에 보면 자동차 옵션의 상향평준화가 엄청나게 이루어졌다.

 

출시한지 10년이 넘은 볼보에도 웬만한 옵션은 다 있다.

 

 

 

예전에는 고급차에도 없던 옵션이 이제는 경차에도 모두 들어가는 시대가 되었으니 말이다.

신차 홍보자료나 수많은 자동차 블로거 들의 포스트에는 이런저런 옵션 설명들이 자자하다. 하지만, 운전을 즐기는 나에게는 필요 없는 옵션들이 너무나도 많다.

 

 

필요 없는 옵션들을 빼고 좀 더 저렴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표적으로 필요 없는 옵션은  '크루즈 컨트롤'이다.

자동차 카페나 이런저런 후기 들을 보면 크루즈 컨트롤을 잘 쓰시는 분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미국의 대륙횡단 고속도로처럼 자동차도 없이 끝없이 이어진 도로라면 모를까? 대한민국의 운전환경에서는 시내 도로건 고속도로건 간에 크루즈 컨트롤을 쓸 일이 적어도 나는 없다. 오로지 발 컨트롤에만 의지한다.

개인적으로는 교통 흐름에 따라 가속과 감속을 유연하게 하는 것이 안전운전에도 훨씬 도움이 된다.

크루즈 컨트롤 스위치를 켰다 껐다가 것이 오히려 더 번거롭고 불편하다.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하지 않는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라고 쓸까? 당연히 안 쓴다.

운전은 감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발을 사용하지 않고 핸들과 버튼 조작 만으로 차를 움직이는 것이 미덥지 않다.

"앞차와의 거리에 따라 자동으로 간격을 조절해 주니 한번 써보라고?"  내 발이 훨씬 더 정교하다. 그 정도 몸은 써주는 것이 더 좋다.

 

 

또 필요 없는 기능은? 자동 주차 기능이다. 

지금 타고 있는 자동차는 자동 주차 기능을 그냥 꺼버리면 되는데 얼마 전까지 타던 E클래스는 주차장에서 주차를 위해 서행하면 계기반에 알아서 P자가 들어오며 자동 주차하라고 유혹한다. 근데 이 기능도 한 번도 써보지 않았다.

라인에 정확하게 붙여서 주차 엄청 잘하는데 굳이 버튼을 누르고 또 핸들에서 손을 떼고 자동차가 주차 잘하는지 조바심 내며 감시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자동 주차 기능도 필요 없다.

 

 

또 있다. 차선이탈 경고(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이다.

이 기능도 되려 운전을 불편하게 하는 옵션 중 하나다. 차종에 따라 경고음이 울리기도 하고 핸들이 떨리기도 하고, 심지어 캐딜락은 시트에 진동이 온다. 운전을 하다 보면 특히 야간 고속도로 운전이나 국도 같은 경우에 방어 운전을 위해 잠깐씩 차선을 물고 달릴 때가 있는데 이럴 때마다 경고음이나 시트가 떨리면 오히려 피곤하다. 그래서 항상 꺼놓고 다니는 기능이다.

 

 

마지막으로 생각나는 것은 전후방 충돌 경고 기능인데, 운전 중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나름 큰소리로 경고음이 울린다.

그런데 문제는 별로 충돌 위험 상황이 아닌데 울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되려 운전 중에 경고음에 더 놀란 경험이 있다. 이 기능은 끌 수도 없는 기능이라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러한 자동차 옵션들은 개인적으로는 필요 없는 기능이라 사용하지 않지만 운전이 서툰 누군가에게는 요긴하게 쓰일 수도 있는 것들이니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감각을 계속 더 점점 무디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