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력도 꽤 오래되었고 매년 겨울 시즌만 되면 스키를 즐기는 스키 마니아이지만 장비에 대한 관심이 크지는 않았었는데 18-19 시즌부터는 장비에 대한 욕심이 슬슬 일기 시작하였다. 14년 즈음부터 4 시즌 정도 살로몬의 장비를 사용하였고 기존에 사용하던 장비가 딱히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스키실력이 꾸준히 좋아지니 무언가 좀 더 상급 장비에 대한 욕심이 생겨 샵을 방문하였고 스키를 좀 더 잘 타고 싶다고 하니 샵에서 추천받아 산 장비가 블리자드의 'SRC월드컵피스톤' 스키이다. 내가 가는 샵의 실장님께서는 열심히 타려고 하는 손님에게는 무조건 오버스펙의 장비를 추천한다. '블리자드 SRC 월드컵 피스톤' 모델은 당시에 나에게도 분명히 오버스펙의 장비였다.
결론적으로 2018-2019 시즌과 2019-2020 두 시즌 동안 블리자드사의 스키 SRC월드컵피스톤 모델을 신나게 탔다. 이 모델만 타지 않았고 다른 브랜드의 최상급 장비 두대를 더 사용하였다. 두 시즌 동안 세대의 스키를 번갈아 가며 탔으며 나머지 두대 중 한대는 이미 중고로 처분하였고 나머지 한대도 왁싱 정비 후 중고로 판매 예정이다. 블리자드 SRC WP모델만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스키어들 마다 자신이 선호하는 스키 브랜드가 있을 터인데 나는 블리자드가 정말 마음에 든다.
SRC월드컵 피스톤 모델은 일반 최상급자용으로 나오는 SRC모델의 스키 플레이트에 흔히 더비라고 하는 레이싱 인터페이스와 최상급의 바인딩을 조합한 모델이다. 이렇게 월드컵 모델과 기존 양산형 최상급자 모델 사이의 등급에 해당하는 모델이 스키 브랜드마다 나오고 있다. 로시뇰에서는 R22라는 인터페이스 시스템이라고 불리고 아토믹은 레드 스터 S9i 프로 제품이 이런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두 시즌 동안 타보니 이렇게 더비와 바인딩을 업그레이드시킨 제품의 성능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승차감과 그립력의 성능이 정말 만족스럽다. 가장 크게 와 닿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고 스키어가 스킹시 요구하는 느낌의 전부라고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업그레이드된 더비 시스템으로 인해 플레이트가 더욱더 설면을 묵직하게 눌러주는 느낌이다. 승차감이 마치 실크처럼 부드럽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6기통이나 8기통 엔진의 자동차를 운전하는 느낌이라고 비교하고 싶다.
카빙을 하던 스키딩을 하던 떨림도 전혀 느껴지지 않고 매우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제법 눈이 쌓여 있는 범프도 가볍게 치고 나간다.
그렇다고 스키가 막 먼저 도망가지도 않는다. 적절히 경사에 맞춰 몸을 던져주면 던져주는 대로 스키가 잘 따라와 준다.
스키판에서 느끼는 전체적인 느낌도 부드럽다. 다른 브랜드들에 비해 블리자드 스키의 필링이 좀 더 부드러운 편이라고 하는 평들이 많은 것 같다. 리바운드 또한 과하게 튀는 경우가 없이 항상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반응해 주었다.
엣지 그립력 또한 정말 좋다고 느꼈다. 사실 이 장비를 사용하기 전에는 스킹을 하면서 엣지 그립에 대한 느낌을 강하게 받아 본적이 별로 없는 듯하다. 실력이 부족한 탓도 분명히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다른 브랜드의 최상급 장비를 타는 경우에도 아이스에서는 여지없이 그립을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SRC월드컵 피스톤 모델을 탈 때에는 아이스에서도 에지 그립이 제대로 잡히는 경험을 하였기 때문이다. 아이스에서도 스키를 믿고 과감하게 턴 호를 그려주니 그립이 잡히고 그립이 제대로 잡히니 강설에서도 스킹이 매우 즐거웠던 경험을 항상 하였다. 부족한 실력을 장비 빨로 매운 셈이다.
분명히 앞으로도 다른 브랜드의 장비를 또 구매해서 타보게 될 것이지만 블리자드의 SRC 월드컵 피스톤 모델은 항상 메인 장비로 사용하게 될 것 같다.
이제는 구형이 되어버린 상판 프린팅 일반 SRC 모델은 오돌토돌한 엠보 처리가 되어 있는 반면 월드컵 피스톤 모델은 무늬가 없이 클래식한 느낌의 플랫 한 상판 질감이다.
그냥 나무판 위에 프린팅을 한 듯한 클래식한 마감이 매우 좋다.
마커사의 더비와 바인딩 시스템
더비의 중앙에 장착된 유압 피스톤이 승차감을 높여준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작용을 하는지 궁금하다.
마커의 X-cell16 바인딩이다. 바인딩의 안정감이 정말 최고다. 또한 테크니카 부츠와의 체결감은 마치 한 세트인 것처럼 한치의 오차도 없이 결합된다.
레일이 전혀 없이 피스 작업으로 결합되는 더비와 바인딩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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