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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영화 '기생충' - 범죄를 미화하지 말아주세요.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다. 축하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영화 '기생충'을 불편한 영화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영화 기생충이 비리와 연루된 인물을 대변한다는 정치적인 해석과  원래는 좌파를 대변하려는 영화였다는 등의 여러 가지 사회현상과의 연결점을 찾으려는 해석들이 많다.  나는 이런 내용들과는 상관 없이 오직 영화로만 얘기하고 싶다. 

내가 개인적으로 영화를 평가하는 부분은 '재미' 그리고 '보편적 가치' 거기에 더해 '촬영'이나 '미술' 등의  기술적인 부분까지 이렇게 세 가지이다.

첫 번째 '재미' - 영화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없는 영화가 무슨 가치가 있는가? 배우가 유명하고 감독이 유명하고 무슨 메시지가 어떻다는 둥 이런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밥그릇을 지켜야 하는 업계 종사자들이나 떠드는 이야기이다. 액션 영화든 멜로 영화든 드라마든 각 장르에 맞는 재미를 갖추어야 한다 

두 번째 '보편적 가치' - 영화의 스토리가 주는 메시지가 사회의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여야 한다. 악이나 범죄를 미화해서는 안되며, 세상을 살아가는 대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줘서는 안 된다. 악과 범죄를 미화하고 선량한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준다면 그 역시 영화라는 매체를 통한 '일종의 범죄 행위'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 '기술적인 부분'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하는 내뱉는 말들 중에 '아 영화 잘 만들었네', '찍느라 고생했겠네' 이런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면 제작진 모두 영화를 만들기 위해 고생한 것을 대중들에게 나름 인정받는다고 생각한다. 이 역시 중요하다 영화를 만듬에 있어서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면 칭찬받아야 한다.



난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의 마니아다. 실화의 소재를 정말 재미있게 잘 만들었다. 
배우들의 연기를 끌어내는 능력도 탁월했고 정말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의 가치 : 스릴러와 액션 드라마를 넘나드는 재미, 사회의 어두운 면을 부각해 경각심과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연민을 이끌어 내는 사회적 가치 그리고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이 느껴지는 제작진들의 수고로움까지. 두루두루 칭찬을 아낄 필요 없는 수작이라 평가하고 싶다.

 

 

영화 '기생충'의 주인공 가족은 그냥 범죄자일 뿐이다.

 

그렇다면 상이란 상은 다 휩쓴 '기생충'은 어떤가? 

 

영화 '기생충'은 재미있었는가? 재미가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야기를 전달하는 '태도'로 인한 '불쾌감'으로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로 점점 재미를 잃어버렸다고 평가하고 싶다.

 

'기생충'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는? 난 이 부분이 너무 불편했다. 일부의 사람들은 이선균 부부 가족 즉 부자들을 나쁘게 표현하지 않았다는 점이 신선하다고 하는데  난 그 부분은 핵심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핵심은 '기택이네 가족' 아닌가? 송강호 부부와 자녀 둘까지 이 가족은 아주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는 '악인'들이다. 절도, 사기, 위조 거기에 살인과 가정파괴까지 저지르는 범죄 집단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들을 어떻게 보여주었는가? 이들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가 있는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이들 가족의 삶을 미화하는 듯한 태도로 영화는 일관하고 있다. 살인과 가정파괴를 저지르고 지하에 숨어 사는 아버지에게 성공해서 당신을 찾겠다는 등의 어이없는 이야기로 말이다.

 

영화의 기술적 부분은? 이 부분은 두말할 필요 없이 최고라고 평가한다. 난 아카데미 상에서 '미술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대중문화를 수용하는 관객들의 수준이 많이 높아지긴 했지만, 영화를 보는 대다수의 관객들은 재미있는 영화를 편안하게 보고 싶어 한다. 많은 사람들이 평론가처럼 영화를 분석하며 볼 필요는 없지 않은가? 더욱이 범죄행위를 담담함을 넘어 미화하는 태도를 가진 영화라면 평범하고 순박한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임이 자명하다.

나는  나의 가족들에 이 영화를 보지 말 것을 권했다. 영화를 보고 난 불편한 느낌을 나의 가족들이 느끼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이 얘기하는 '기생충'이 박멸되어야 할 대상인지? 아니면 숙주를 파멸시키고 살아남아도 되는 존재인지 의문이다.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 중에 이런 얘기가 있더라. "이들은 애초부터 기생충이 아니었다"라는 말을 했다.

나는 봉준호에게 정신 차리라고 말하고 싶다. 세상의 어떤 범죄자도 어떤 거악도 태어날 때부터 그렇지 않았다고 '기생충'이 되어가는 그 과정도 그들이 선택한 그들의 삶이라고 말이다.

 

 

봉준호 감독에게 얘기하고 싶다. 거장으로서 최소한 범죄를 미화하는 듯한 영화적 태도는 삼가 달라고 말이다.